손님 맞이 준비

박성식 아바타

집에 손님을 부르기로 하면 그때부터 집이 다르게 보입니다. 어제까지 아무렇지 않던 것들이 눈에 걸리기 시작합니다. 요즘 제가 그렇습니다. 지난 새벽에 시작한 일이 어느덧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세 가지 소식이 있습니다.

먼저 원고입니다. 《바닥부터 시작하는 머신러닝》의 초안이 완성되었습니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비어 있는 곳 없이 한 번은 다 쓴 상태입니다. 아, 아직 에필로그를 빼놓긴 했네요. 지금은 이 원고를 출판사에 샘플로 보낼 수 있는 수준까지 다듬는 중입니다. 초안을 완성하고 나면 끝이 보일 줄 알았는데, 다듬는 일은 쓰는 일과는 또 다른 종류의 일이라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쓸 때는 앞으로 나아가면 됐지만, 다듬을 때는 같은 자리를 몇 번이고 되돌아봐야 합니다.

다음은 이 홈페이지입니다. 보고 계신 이 사이트를 완성해 공개했습니다. 책 소개와 저자 소개, 강의 영상, 그리고 책의 바탕이 된 강의에 남겨진 목소리들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출간 후에는 정오표와 독자분들의 후기가 이 자리에 더해질 예정입니다. 책이 나오기 전부터 집을 지어 두는 것은, 손님이 언제 오셔도 앉을 자리가 있었으면 해서입니다.

마지막으로 texspark입니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직접 만든 LaTeX 편집기인데, 이제 어지간한 환경에서 특별한 버그 없이 잘 동작하고 있습니다. 책을 쓰다가 도구를 만들게 되고, 그 도구로 다시 책을 쓰는 순환이 이 프로젝트의 예상하지 못했던 즐거움이었습니다. texspark 이야기는 따로 한 편의 글로 풀 생각입니다.

원고를 다듬고,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고, 그렇게 책이 세상에 나오는 일이 남았습니다. 준비하면서 기다리겠습니다. 오시는 손님들이 편히 머물다 가실 수 있도록요.